올드카세트

Fiori-Séguin_Viens danser(1978)

Gigi_지지 2020. 7. 2. 21:26

작년 봄, 유튜브에서 며칠 동안 Harmonium을 열심히 들었더니 알고리즘 추천으로 피오리-세겡이 뜨기 시작했다. 피오리는 아르모니움의 핵심 세르주 피오리임을 알 수 있었지만, 잠깐, 세겡이라... 어디서 들어보긴 했는데? 싶은 생각이 들어서 당장 유튜브에서 뒤져보았다. 오래전에 첫 곡을 듣고서 에이레 전통포크 계열인가? 하고 내려놓았던 바로 그 세겡(당시에는 모두가 세귄, 이라고 했다...)이었다. 딱히 나쁘다거나 내 취향이 아니어서가 아니고, 음반에 쓸 수 있는 돈이 한정되어 있으니 고르고 고를 수밖에 없었던,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다가 이 곡이 추천에 뜬 덕분에 세겡은 에이레 출신이 아니라 아르모니움처럼 퀘벡 지역에서 활동한 캐나다 남매 듀오임을 알게 됐고, 아르모니움도, 피오리도, 리샤르 세겡도 불어권에서는 내 생각 이상으로 유명하고 음반도 많이 팔린 이들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아르모니움은 데뷔 앨범 이후의 앨범들은 다 예술적이고 아름답지만 긴 곡이 많아 어렵다는 인상을 준다. 그런데 피오리와 세겡이 어떤 연유로 의기투합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앨범은 훨씬 듣기 쉬운 편이다. 특히 이 곡은 듣고서 한귀에 반해버렸다. 보컬, 연주, 프로듀싱 어느 것 하나 완벽하지 않은 게 없다. 뭐랄까, 이런 곡은 적어도 내게는 디지털 이전 시대 팝의 최종진화형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렇게 멋진 곡도 언어의 장벽 때문인지 영미권에서는 별 지명도가 없었던 것 같다...(구글 번역은 그 시절이 아니라 왜 이 시대에 나왔는가!) 그런 점에서 이 곡을 정말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언어란 게 뭔지, 그리고 음악성, 대중성 등에 대해서도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