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사와 자본주의'
내가 '시부사와 자본주의'라는 조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버블이 끓어오르고 리쿠르트 사건이 국회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었던 때였다. 글로벌화가 초래하는 새로운 경제활동의 물결과 격리된 기존의 일본적인 경제 시스템을 어떻게든 설명하려고 생각했던 게 계기였다. 시부사와는 물론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 시부사와 에이이치(渋沢栄一)를 말한다. 그만큼 장기적인 시간축에 따라 파악하지 않으면 80년대의 버블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내 결론이었다. 일본은 메이지 이래 자본주의와 일본 문화 사이에서 교묘하게 중심을 잡고 수정하는 구조를 만들어왔다. 자본주의에는 우승열패의 냉철한 논리가 작동한다. 봉건사회를 막 빠져나온 일본에 이 구조를 심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어떻게 사회적인 마찰을 줄일 것인가. '의리합일(義利合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