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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도 이 대어를 잡아오려고 했던 채널들이 꽤 있었을 텐데 코로나로 인해 제작 일정이 늦춰지면서 계약에도 차질이 빚어졌다고 들었다. 요새 많이들 그러는 것처럼 거의 시차를 두지 않고 방영 및 스트리밍을 하려던 계획이었을 텐데 지금으로서는 방영 일정이 잡힌 것은 없고 소문만 무성한 상태다. 채널W에서 가져갔다고 하던데 일단 채널W에서는 시즌 1을 조만간 재방영하고 그 뒤에 곧바로 시즌 2를 이어서 방영해준다는 얘기가 있다. 계약이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기서 가져갔으면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트에도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 내가 구독하는 사이트에도 올라오면 다시 볼 계획이다.

 

*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이 시차를 가뿐히 뛰어넘는 게 일상다반사가 되어버렸다. 권리사에는 죄송한 일이지만 이미 디지털 녹화 파일이 돌아다니고 있으며 개인이 만든 자막도 있으니 알음알음 찾아보는 게 어렵지 않게 됐다...;;;

 

* 나는 소설을 읽어봤기 때문에 원작과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일단 자막부터 눈에 띄는 게 일반 단행본은 다이야몬드샤에서 나왔고 문고본은 고단샤에서 나왔기 때문에 원작 표시에 <로스제네의 역습><은빛 날개의 이카루스><한자와 나오키 3(=로스제네의 역습)><한자와 나오키 4(=은빛 날개의 이카루스)>가 줄줄이 뜨는 것부터가 무척 재미있었다. 각자 권리를 갖고 있는 출판사들이 다 등장한 셈이다(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 소설상으로는 3권 이후 4권이 시작되지만, 드라마에서는 일단 이 두 가지 안건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으로 묘사된다. 물론 3권 내용 이후 4권 내용이 나오겠지만 1회에서 이 두 가지 안건은 같이 언급된다. 한자와의 증권사는 거대한 액수의 안건으로 일이 벌어지고 은행 내에서는 4권의 중심 내용인 '기업 회생' 임무가 모 인물에게 맡겨진다(그 인물이 회생을 지지부진하게 만들어놓자 드라마 중반 이후 한자와가 투입되는 내용으로 전개될 것이다). 

 

* 소설에서는 작품 진행에 키가 되는 여성들을 빼고는 등장인물 중에 여성이 거의 언급되지 않는데 한자와의 마나님 하나 여사를 비롯 조연으로 출연하는 여성들이 있다. 로맨스가 중심인 드라마가 아니므로 활약은 크지 않겠지만 앞으로 원작과 어떻게 달라지는지 기대해볼 만한 듯.

 

* 소설 3권은 일본의 '버블 붕괴'도 상당히 통절하게 다뤘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은 각색에 따라 들어가지 않을 모양이다. 그리고 3권에서는 한자와가 옮겨간 증권사 젊은 직원이 거래 회사 사장과의 관계를 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 부분에서 한자와의 추리력(?)이 좀더 돋보이는 방향으로 각색이 됐다. 그리고 역시나 '동네-변두리 공장'에 대한 애정을 좀더 부각시키자고 한 모양이다. 소설 3권에는 내 기억에는 그런 내용이 없었다...

 

* 세대론도 중요한 테마였는데 이미 그 '로스제네' 세대가 사십줄에 들어선 중년 세대가 되는 바람에, 원래 한자와 세대와 로스제네 세대의 갈등 부각은 시대에 맞지 않게 되어버린 측면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일단은 한자와, 도마리 세대를 '아재/아줌마'로 지칭하는 것으로 운을 띄워놨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다룰지도 살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 두 은행이 합병하여 탄생한 거대 은행 내 파벌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되어버렸다. 이 부분이 가장 크게 각색이 된 게 아닌가 한다. 소설에는 비중이 없거나 등장하지 않는 인물들이 상당히 크게 부각된다. 소설에서는(특히 4권) 파벌보다 버블경제 시절, 은행이 함부로 대출을 해줬다가 결국 경제를 망치는 길로 갔음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컸다고 생각하는데 파벌 문제와 이 부실대출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도 궁금하다. 

 

* 기타. 넷플릭스 이후 신작을 정해진 날짜에 '시즌 전체 공개'라는 방영-스트리밍 방식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드라마 등을 제작할 큰 여력을 가진 방송국들의 방영 방식은 '주 1회 공개'이다. 시즌 전체 공개는 정주행하기에 최상의 방식이다. 하지만 한 시즌을 하루이틀, 혹은 이삼일 만에 다 보는 것과 한 주 한 주 45분짜리 드라마를 기다리는 건 시청자에게 좀 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느 것이 낫다고 판단할 필요가 없는 문제이지만 이 두 가지 방식이 드라마 감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도 조금 생각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암튼... 한자와 나오키 덕에 올 여름은 좀 덜 심심할 것 같다. 드라마가 끝나면 신작도 읽을 수 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