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연예인의 지자체 강연 때문에 말이 많은 것 같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그가 '판사의 망치 소리와 목수의 망치 소리가 동등한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운운했으면서도(정확한 워딩은 아니다) 최저임금 시급과 비교도 안 될 만큼 많은 돈을 강연료로 받으려 했다는 점에서 내로남불이 아니냐는 의견들이다.
나는 내로남불이 맞다고 본다. 그가 많은 돈을 받으려 했다는 게 배아프고 질투가 나서가 아니다. 더 많은 돈을 출연료로 받거나 자기 노력과 재능의 결과로 벌어들이는 사람은 많다. ㄱㅈㄷ에 대한 '의심'은 판사의 망치 소리에 엄청난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 질서(시스템)'를 의심한다는 발언이 자신을 그 위치까지 올려놓은 조금 더 작은 시스템 자체는 쏙 빼고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이다. 그 시스템은 정말 온당한가? ㄱㅈㄷ의 강연의 가치가 액수로 보아 판사의 망치 소리의 가치라고 했을 때 대다수 '목수의 망치' 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노동과 시간의 가치는 비교하지 않는 것이 옳은가? 이 두 가지 가치가 정말 공정한 과정과 절차를 거쳐 책정되었는가? 그렇다면 이는 누가 보증하며 누가 책정한 것인가? 정말 거기에 '기득권'의 힘과 이익은 배제되었나? 모두가 그렇다고 동의한 것인가? 이것은 정당한 의심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회를 비판하고 시스템을 비판하는 '높으신 분들'이 자신이 그렇게 발언할 수 있는 권위를 준 '보다 작은 시스템'을 의심하고 비판하면서 이를 바꾸려는 행동을 보여준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안다(예를 들자면 국가와 사회에 관해 온갖 말잔치를 하면서도 대학 내부의 모순에는 눈 감는 대학교수들이 얼마나 많은가).
ㄱㅈㄷ씨가 정치적 신념으로 인해 고초를 겪었고, 덕분에 현재 '좋은 시절'을 맞은 게 저런 결과로 이어졌다는 의견에는 지금으로서는 찬성하지 않는다. 정치적 신념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고 그로 인해 정말 특혜를 입었는가는 달리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가 임의적으로 정해놓은 경제적 가치'를 나름대로 저울질한 이상에는 '자신의 가치'도 바로 그 나름대로 저울질해보는 게 옳다고 믿는다. 사회가 만들어놓고 자신을 그 위치에 올려준 시스템에 따라 정해진 '시장 가격(가치)'에는 찬동하면서 더 큰 사회를 말한다?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기부도 훌륭한 행위임에는 틀림없지만 기왕 '가치'에 대해 말했으니 스스로의 가치에 대해서도 좀더 생각해보겠다고 했으면 어땠을까. 공부를 열심히 하는 분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고 열심히 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정말 힘들고 어렵더라도 공부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회가 절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ㄱㅈㄷ씨 말고 '그들'도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줘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