はっぴいえんど(Happy End)_Same(통칭 유데멘[삶은 국수], 1970)
새해 첫날에는
고타쓰를 둘러싸고
떡국을 먹어가며
가루타 놀이를 했었습니다
올해는 혼자서
새해를 맞았습니다
제야의 종소리가 너무 쓸쓸해서
귀를 막았습니다
집만 뛰쳐나오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모두 한데 모여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나눴을 텐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하지만 모든 걸 걸었어
지금은 그저 해보는 거야
봄이 오기까지
이제 머지않았으니까
봄이여 오라
봄이여 오라
봄이여 오라....
http://j-lyric.net/artist/a001fa2/l0121f7.html
십수 년 전, 한창 이것저것 찾아 들을 때 귀도 덜 뚫린 상태였지만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이렇게 멋진 사이키델릭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옆에(!)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으니까. 멤버인 오타키 에이이치(이 곡의 보컬, 작곡), 호소노 하루오미(베이스), 마쓰모토 다카시(드럼)는 이십대 초반이었고 기타를 맡은 스즈키 시게루는 아직 십대였다는 걸 안 건 아주 오랜 뒤였다. 그리고 이들이 일본 대중음악사에서 굉장한 거물들이라는 사실도 그때야 알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모든 걸 걸었어. 지금은 그저 해보는 거야(봄이 오기까지 이제 머지않았으니까)"라고 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이었을 것을 생각하면 앨범의 첫 곡인 이 곡은 그야말로 미래를 예견한 듯 들린다. 세월이 흐른 뒤 이들이 모두 거물이 되는 바람에 사후적으로 이 앨범이 더 명반 취급을 받는 게 아니냐는 설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하다(내가 이 이상을 바라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곡도 다 좋지만 보컬, 연주, 사운드 밸런스 등도 나중에 쉽게 재현할 수도 없고 리메이크도 거의 불가능할 만큼 깔끔하다. 이게 사실상의 독립음반이었던 시절이었으니 나중에 리마스터링을 했겠지만 당시의 프로듀서나 엔지니어들도 다 대단한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일년에 한두 차례는 이들의 앨범을 다 듣게 되고, 특히 오늘처럼 겨울이 아직 다 가지 않았음을 실감하게 되는 날에는 '봄이여 오라'가 듣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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