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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시즌 2 4화 이것저것(약스포)

category 말들 2020. 8. 10. 23:58

왓챠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한자와 나오키 시즌 1

한자와 나오키 3권에 해당하는 부분이 4화로 끝났다. 4권 쪽에 더 비중을 두자고 한 건지, 45분 분량을 맞출 수 없어서 20분 연장방영으로 끝낸 건지는 모르겠으나 폭풍처럼 몰아치는 전개였던 듯. 시즌 1에서도 그런 경향을 좀 느꼈는데 이렇게 감정을 폭발시키는 일드가 상당히 드물지 않나 싶다. 한자와 나오키를 비롯해서 은행 쪽에 힘을 갖고 있는 주요 등장인물들이 그야말로 감정을 쏟아붓고 또 쏟아부어서 연기한다. 모니터로 보고만 있어도 기가 빨리는 느낌이랄까. 이케이도 준 원작의 다른 드라마들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만 유독 감정 표현(특히 분노와 절망)에 방점을 많이 찍은 느낌이다.

 

큰 틀은 원작 소설과 동일하지만 IT업계라는 데가 워낙 변화가 빠르고 부침도 심하고 게다가 버블 세대-로스제네 세대 간의 갈등과 연대가 이미 시의성을 갖지 못하게 된 측면이 있어서 그런지 IT 회사 간의 음모와 경쟁을 기술에 초점을 맞춰 좀더 실감나게 연출하기도 했고 '세대론'은 살짝 거론만 하고 지나가게 된 것 같다. 

 

예전에 한자와 나오키 원작소설을 언급하면서 그중 이케이도 준의 '세대론'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적어놓은 적이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역시 '조직론'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이케이도 준 원작의 드라마를 자주 본 사람이라면 그가 늘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정리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부장님이 전에 그러셨죠?
비즈니스는 감사와 은혜 갚기라고요.
저희가 지금 필사적으로 애쓰는 건
은행을 구하기 위해서이기도 해요.
그런데도 은행은 감사하기는커녕 방해만 하잖아요.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는 거 아닌가요?

-그러게.

-다들 자기 일만 생각해요.
자기 출세에만 신경 쓰고.
더러워서 못해먹겠어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당연하죠.

-그럼 자네가 싸워.

(...)

-아까 싸우라고 하셨는데
어떤 뜻에서 하신 말씀인가요?

-그 말 그대로야.

-너무 막연하잖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지금은 모르겠어요.
누구를 상대로 싸울지도 모르겠고요.

-싸울 때 적이 늘 정면에 있다고는 할 수 없어.
정신을 차려보니 싸움이 시작될 때도 있고.
하지만 가장 까다로운 경우는
적이 나 자신일 때야.
하지만 상관없어.
신념만 있으면 문제 없어.

-신념이요?

-그래, 조직이나 세상은
이래야 한다는 강한 신념 말이야.
검도로 말하자면
나만의 자세를 취하는 거랄까.

-그럼 부장님은 신념을 갖고 계신 거네요.

-단순한 거지만 말이야.

-모처럼 말씀하셨으니까 얘기해주시겠어요?

-그러지.
내 신념은 세 가지야.
하나,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하는 것.
하나, 조직의 상식과 세상의 상식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
하나, 늘 성실히 일하는 사람이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

-당연한 얘기 같은데 의미심장하네요.

-당연한 얘기들이야. 
하지만 지금의 조직에서는
이 당연함이 통하지 않아.
그러니까 누군가가 싸워야 해.

-원인이 뭘까요?

-아까 자네가 말했잖아.

-네?

-자기를 위해 일하기 때문이야.
일은 고객을 위해 하는 거야.
나아가서는 세상을 위해서 하는 것이고.
이 대원칙을 망각했을 때
사람은 자기를 위해서만 일을 하게 돼.
자기를 위해서만 하는 일은
시야가 좁고, 비굴하고, 추하고, 왜곡되어가지.
이사야마, 미카사, 오와다 같은 사람들이 늘면
당연히 조직은 썩게 되어 있어.
조직이 썩으면 세상도 썩게 돼.
모리야마, 이제부터 자네는 다양한 상대와 싸우게 될 거야.
하지만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적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야.
이기고 지는 건 운에 달렸지만
절대 신념이 흔들려서는 안 돼.
늘 예리함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어주게.
이게 내 바람이야.

_<한자와 나오키 2> 4화에서(번역은 셀프. 오역 등은 발견하는 대로 수정해나가겠습니다.)

추가) 왓챠에 들어갔더니 시즌 1을 서비스하고 있었다. 시즌 2도 왓챠에 올라올 가능성이 꽤 있지 않나 싶다. 일드 중드는 왓챠와 웨이브에 동시에 올라오는 작품들이 많은데 아직 웨이브 쪽에는 소식이 없는 듯. 혹시 넷플릭스에도 올라오는가 해서 검색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여기저기 뒤져봐도 아직 넷플릭스에서 서비스한다는 소식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