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헬리 조사검토위원회에 관하여

니시카와 와타루의 <닥터헬리ㅡ하늘을 나는 응급실>(2009)은 십 년 전에 나온 책이긴 하지만 그때까지의 유럽, 미국의 구급의료헬기 현황, 일본에서 닥터헬리가 보급되기까지의 과정, 개선할 점, 닥터헬리로 소중한 인명을 구한 사람들의 체험담 등이 잘 정리되어 있다. 아직까지는 닥터헬리에 대해 이 이상 가는 일반교양서가 없는 것 같다. 나중에 차례랑 간략한 내용을 올릴 예정이고, 인용할 만한 자료도 꽤 있어서 간간이 소개할 생각이다. 

그런데 이 책 앞머리에 닥터헬리 특별조치법을 소개하면서 이 '닥터헬리 조사검토위원회' 회의록이 수상관저(!) 홈페이지에 실려 있고, 누구나 볼 수 있는 자료라고 쓴 부분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지금도 혹시? 싶어서 들어가봤더니 역시 지금도 '누구나' 볼 수 있는 자료로 공개되어 있었다. 살다살다 내가 수상관저 홈페이지에까지 들어가서 자료를 찾아볼 줄이야...-_-;; 

이 회의록은 닥터헬리 시범사업을 거쳐 본격적인 국가사업 가운데 하나로 확정하려고 각 부처 관계자와 전문가를 모아 5차에 걸쳐 했던 회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후 보고서까지 포함하고 있다. 닥터헬리를 전국적으로 배치해서 운영하려면 과연 어떤 것들을 생각해야 하는지 행정 관료들과 전문가 사이에서 오가는 구체적인 의견(때로는 꽤 쓴소리로 치고받는)을 볼 수 있어 꽤 귀중한 자료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회의록이니까 그닥 분량이 많지 않겠지, 라고 생각하고 덤볐다가... 문자를 세어보니 분량이 77400여 자나 되었다(이 정도면 책도 한권 만든다). 또 당연히 지금 내 수준에서는 맥락도 쉽게 알 수 없고 전문용어도 제법 나오는지라 생각보다 애를 먹고 있...지만 그래도 일단 칼을 뽑았으니 부족하지만 두부라도 쪼개보자는 심정으로 하고 있다. 지금 3회차 회의록을 거의 다 번역했고 이제 절반쯤 온 셈인데, 3회차를 마치고 1, 2회차를 수정보완해서 먼저 올릴지, 전 회차를 번역한 뒤에 올릴지 좀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