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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브라질에서 올린 로켓맨 가운데 Your Song 클립. 

로켓맨 공식 트레일러와 티저 트레일러에는 잠깐이긴 하지만 Your Song이 등장하며 보다시피 파라마운트 브라질에서는 이 곡 전체를 올렸다. 그런데...

한국에 공개된 공식 트레일러나 티저 트레일러는 이 시퀀스 가운데 아주 짧은 숏들만 보여주고 Your Song은 나오지도 않는다. Bennie and the Jet나 Rocket Man 같은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덜 유명한 곡들은 어쩔 수 없이(?) 등장시켜야 했는지도 모르지만. 애초에 엘턴 존을 '로켓맨'이라는 별칭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국내에 몇이나 있었을까. 그런 면에서 나는 Your Song이 트레일러에서도 홀대받은 것 같아 사실 좀 서운하다.  

이 클립을 보고 있자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엘턴 존의 원곡은 영화에서 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 본인이 어느 정도 영화에 관여했다는데도 저작권료가 워낙 비싸서인가 싶기도 하고. 잘은 모르지만 리메이크의 경우 원곡 저작권료만큼 비싸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영화에서 들을 수 있는 곡들은 전부 리메이크이다(비슷한 예로 비틀스의 원곡을 단 한 곡도 실을 수 없었던 <아이 엠 샘>을 들 수 있다. 비틀스는 원곡을 영화나 CF에 사용하는 걸 거의 절대라고 해도 좋을 만큼 허락하지 않는다).  

아니면 태런 에저턴의 노래를 싣는 것이 낫다는 결정이었을지도 모른다. 태런 에저턴의 노래는 정말 훌륭하다. 이제는 배우를 하려면 연기는 물론이고 노래도 이 정도는 해야 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엘턴 존은 정말 훌륭한 싱어송라이터이고 이 노래를 비롯해 좋아하는 곡들이 꽤 있기는 하지만 딱히 그를 좋아한 적은 없었다. 어린 시절 그는 흔히 '해외토픽'으로 불리던 신문의 해외 가십란에 사치스런 생활이나 희한한 복장과 안경으로 오르내리던 '음악 재벌'에 가까운 이미지였으며, 나는 눈길을 끌긴 하지만 과장되고 어색해 보이는 그의 무대패션이 멋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게다가 당시 라디오의 단골 레퍼토리는 베니 앤드 더 제트나 로켓맨 같은 초기 명곡도 아니었고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나 Sacrifice 같은, 이미 후기라고 할 수 있는 히트곡들이었다. 거기다 라이온 킹의 위세도 나름 대단했고 Candle in the Wind, 원곡도 아니고 역시 이제는 저세상 사람이 되어버린 조지 마이클과의 Don't Let the Sun Go Down on Me 등을 간간히 들을 수 있었던 정도랄까.

한국에서 엘턴 존의 위상은 내 생각이지만 딱 그 정도라고 생각한다. 팝의 제왕 가운데 한 사람이지만 퀸의 몇몇 곡처럼 2019년에 이르기까지 사시사철 라디오며 TV에서 흘러나온 노래들이 없는 이상, 사천만이 다 아는 엘턴 존의 노래 같은 건 이제 없으며 그게 곧 영화 흥행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고 예측해본다. 명곡 중의 명곡 가운데 하나이며 세계적으로도 인기 있는 Your Song조차 트레일러에서 밀어내는, 딱 그 정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