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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의 음반 가운데 가장 많이 들었던 앨범이 오피셜 부틀렉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Rolling Thunder Revue>이다. 개인적으로는 딜런의 전성기 음반 가운데 하나로 꼽아도 되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좋아한다. 그는 어쩌다가(?) 모던 포크의 비조인 동시에 포크록의 비조가 되어버렸고, 포크록을 시작한 이후 쏟아졌던 비난과 오토바이 사고 등의 악재를 겪고 활동을 잠시 중단한다. 바로 그 과정을 돌아보는 다큐가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의 <No Direction Home>이다. 이 다큐는 딜런이 오토바이 사고로 활동을 잠시 중단하는 바로 거기, 포크록의 태동과 비난에 시달리는 시점에서 멈춘다. 

 

이 음반은 '그 다큐 이후' 딜런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기에 정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을 대동하고 공연을 시작하자 도중 마이크 전선을 끊어버리려 했던 이가 있었을 만큼 반발이 심했던 '포크록'은 롤링 선더 레뷰 투어를 시작할 즈음에는 존재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 장르가 되어버렸다. 그래서일까 딜런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치고 연주도 매우 활기 있으면서도 상당히 원숙해진 포크록 그 자체를 들려준다. 

 

이 좋아하는 음반에 대한 다큐가 다시 한 번 스코세이지의 손을 통해 나온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미국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오늘부터 공개되고(넷플릭스 만세다!) 한국에서는 다음 주 수요일에 공개될 예정인 듯하다. 당시의 필름이 있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정말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더불어 음반도 밥 딜런 공식 유튜브에서 오늘부터 공개 중이니(음반을 갖고 있기는 하나 유튜브에서는 저작권 때문에 오랫동안 막혀 있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관심 있는 분들은 꼭 들어보시길 바란다. 딜런은 듣기 쉬운 사람은 아니지만 이 음반은 그래도 상당히 편하고 친숙하게 다가오는 편이다. 미국 남부 정서가 살포시 얹힌 딜런의 전성기 포크록을 만끽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음반을 들으면서 미국 고유의 남부 정서를 담은 포크록 듣기를 배운 게 정말 행운임을 느낄 수 있었다.